포항 북미질부성 첫 시굴조사…삼국~고려시대 성곽 축조 변천 밝혀져

대구/경북 / 김지훈 기자 / 2025-10-28 17: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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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토성부터 고려시대 개축 흔적까지…성곽 변천사 입체 복원
▲ 북미질부성 전경.

[파이낸셜경제=김지훈 기자] 포항시가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북구 흥해읍 흥안리 일원에서 진행한 ‘북미질부성(北未秩夫城)’ 시굴 조사를 통해 성곽의 범위와 축조 변천 과정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포항시의 의뢰로 (재)영남문화유산연구원이 북구 흥해읍 흥안리 소재 삼국~고려시대 성곽 ‘북미질부성’에 대해 실시한 첫 번째 시굴조사로, 조사 기간 중인 9월 11일에는 관련 전문가가 참석한 학술자문회의도 함께 열렸다.

기존에 북미질부성은 문헌 기록에 따라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등장하는 신라 지증왕 5년(504년) 축성된 12개 성곽 중 하나인 ‘미실성(彌實城)’으로 비정돼 왔다.

이번 조사 결과 6세기 전반 토성(흙성)부터 통일신라 석축 성벽, 고려시대 개·수축 성벽 등 시기별 축성 기술 변화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문헌 기록과의 부합성이 입증됐다.

특히 조사에서는 토성에서 석성으로 발전한 축성 기법, 그리고 고려시대 이후 성벽 개축 흔적이 차례로 확인되며, 삼국~고려시대에 걸친 동북 방어 거점으로서의 북미질부성 역할이 입체적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북미질부성은 일제강점기 측량도(1917)와 1990년대 이후의 지표조사 자료만 존재해 본격적인 시·발굴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굴 조사로 성곽의 범위, 축성 시기, 구조적 특징 등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되면서 문헌사와 현장 고고학을 연결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학계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 성과는 북미질부성의 실체를 현장에서 고고학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로, 문헌사와 현장 고고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전체 구조와 축성 기술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연차 발굴 조사와 국가지정 문화유산(사적) 지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향후 북미질부성을 비롯해 인근 ‘남미질부성’, ‘옥성리·마산리 고분군’, 신라 최고(最古)의 금석문인 ‘냉수리·중성리 신라비’ 등과 연계한 신라 문화권 역사 자원의 보존·정비·활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해, 포항의 역사 문화 정체성과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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